[아이폰 게임] 모로저택의 비밀 감상

전국무쌍3Z, 진삼국무쌍6, 드래곤 에이지 오리진 중에서 뭐부터 지를까 고민하다가 왠지 다 귀찮아져서 심심풀이로 북미 앱스토어 계정도 만들고 일본 앱스토어 계정도 만들어서 구경하고 다니다가 정신차려보니 아이폰 게임만 줄기차게 하고 있었네요ㅎㅎㅎ 첨단 미디어를...게임의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 어쩌구...라고 변명해 봅니다.


로저택의 비밀

추리어드벤처 게임으로 체험판이 2화까지 나와 있었는데 좀 전형적인 설정(백작이 살해당함, 그 양아들인 주인공이 범인으로 몰려서 진범을 밝혀내야 함, 백작의 친자식들은 주인공에게 적대적인 편)이지만 무난하게 괜찮아 보이고, 향후의 스토리 전개와 범인이 궁금해 질렀습니다...만 하다 보니까 정작 추리보다는 퍼즐의 비중이 높아서 다소 난감했던 게임이었습니다만 어찌어찌 클리어에 성공...^^;

그 밖에 분명히 처음엔 살인범 찾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저택의 비밀, 쿠데타 세력, 옆나라, 비밀조직, 음모론, 퍼즐 풀릴 때마다 편두통에 시달리는 주인공 등등 뭔가 쉴세없이 떡밥이 던져져서 과연 엔딩에서 수습이 될 것인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뒤늦게 공략을 참고한 바람에 배드엔딩을 65% 이상 채우지 않으면 진엔딩이 안나온다는 충격적인(...사실 어드벤처 게임에선 흔한 설정이긴 하지만 세이브칸이 하나밖에 없길래 기본적으로 일직선일 줄 알았을 뿐이고orz 여분의 세이브칸은 돈 주고 사야하는데 안 내켜서 그만....) 사실에 경악. 현 상태라도 부랴부랴 배드엔딩을 모으기 시작하는데, 이 때부터 과연 엔딩에서 수습이 될 것인가라는 불안감이 더더욱 강하게 엄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배드엔딩 대다수의 설정충돌, 캐릭터 파괴, 허접함이 심각한 수준이었거든요; 예를 들자면, 1.주인공이 범인으로 지목하는 사람이 범인이 됨(=그 때 그 때 범인이 바뀜)  2.범인은 이미 주인공들의 식사에 독을 탔거나/암살자를 소환해서 몰살시킴....의 무한반복 패턴입니다....´_` 사실 자신이 범인이라고 착각할만한 근거가 있다면 모르겠는데, 그런 인물은 딱 한명이고, 나머지는 범인도 아닌데 주인공이 지목하기에 따라 멋대로 범인 인증을 하고 사실 이러저러한 음모가 있었다고 폭로하지만...그래봤자 스토리 및 다른 엔딩에서는 그런 뒷설정(?)이 전혀 반영, 활용되지 않습니다.....한마디로 그냥 배드엔딩 수를 늘리기 위해 억지로 짜낸 배드엔딩이라는 느낌이지요.

그리고 우려한대로 엔딩에서도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고 위에서 나열한 떡밥들이 회수되기는 커녕 느닷없이 새로운 떡밥을 던지며 재플레이를 유도...하는 것 같은데 세이브데이터가 하나밖에 없는 상태라 처음부터 다시 하는 수밖에 없는데....문제는 그럴 의욕이 나지를 않습니다. 사실 진엔딩도 보지 않은 게임에 대해 다소 가혹하고 불공정한 평가라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굳이 변명하자면, 재플레이 욕구가 들지 않는 점, 그리고 게임에 대한 전체적인 인상을 나쁘게 한 원인에는 시스템적인 치명적 결점이 있습니다. 생각해보면 이 결점만 아니었다면, 위의 시나리오적 모순이나 귀찮은 퍼즐, 한풀의 도움도 안되는 힌트 아이템(이면서 99센트로 팔기도 한다 절대 사지 마세요) 정도의 문제 쯤이야 가볍게 스루하고 나쁘지 않은 어드벤처게임이라는 인상을 간직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만큼 그 결점은 너무나 치명적이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스킵이 안됨.



어드벤처 게임은 텍스트가 많이 나오죠. 그리고 텍스트 한줄 넘길 때마다 탭해야 되요. 그런데 한번 배드엔딩 보고 로드할 때마다 또또또또또 탭해서 대사를 넘겨야 해요. 귀찮아 죽겠어요. 이건 제작사에게 매너가, 아니 기본 상식이 없는 거에요. 엔딩에 새로운 떡밥을 투척해서 재플레이 욕구를 복돋아주려고 한 것 같기도 하지만 짜증만 나요. 이상한 배드엔딩이나 잔뜩 만들어놔서 캐릭터들도 스토리도 정나미가 뚝뚝 떨어져버리고 말았어요. 게다가 스킵까지 안되요. 반지의 제왕을 완독했을 때만큼(그나마 그건 읽고 나서 남는 거라도 있었지...´_`) 처참하게 지루한 환경에 놓이지 않는 이상은 안 할 것 같네요.

....이렇게까지 쓰기는 했지만, 뭐 처음부터 공략 참고해서 플레이하실 분들은 괜찮을지도요? 스킵이 안되서 진절머리나게 탭 하는 것과 후반에 갈수록 막히는 퍼즐이 나와서 약간 짜증날 수도 있지만 그 정도를 감안하고, 엔딩마다 캐릭터, 설정이 마구 바뀌는 사소한 것 정도는 신경쓰지 않는다면 무난히 할만한 어드벤처입니다. 실제로 평소에 어드벤처 게임을 잘 하지 않는 라이트 유저(...사실 나도 라이트 유저긴 한데...;) 사이에서는 평가가 좋은 듯 하구요.



++KTF판에는 스킵이 가능해지는 패치가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아이폰판에는 아직 지원이 안되는 것 같습니다.



덧글

  • 뭔가착각하신모양 2012/08/09 03:01 # 삭제 답글

    설정파괴가 아니라, 진실이 여러개인 겁니다. 쉽게말해 엔딩이 여러개란 거죠. 멀티엔딩이란 말입니다. 기즈가 마르코인 엔딩과 놀벤이 마르코인 엔딩은 설정붕괴가 아니라 각각이 다른 미래란 말입니다. 그정도도 눈치못채고 이렇게 혹평하시다니.
  • 시바우치 2012/08/09 14:45 #

    멀티엔딩이지만 다른 엔딩이나 설정과 심하게 충돌하지는 않는 어드벤처 게임도 많습니다. PS용 <폐쇄병원>(야겜이 아니고...)이 좋은 사례죠. 내지는 아예 <학교에서 있었던 무서운 이야기>나 <트와일라잇 신드롬>같은, 논리성 이전의 초자연적인 존재의 개입이 당연시되는 호러 장르라면 모순과 충돌이 발생해도 공포라는 목적만 효과적으로 발생시킨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문제는 <모로저택의 비밀>의 경우 추리를 표방하고 있고 실제 게임시스템 중에도 단서를 모으고 용의자를 몰아붙이는 어느 정도의 현실적 논리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작품 자체 내의 룰과 설정조차 무시하는 엔딩이 남발하기 때문입니다. 가령 예시하신대로 기즈와 놀벤이 각자 자신을 마르코라고 주장하는 두개의 엔딩이 있다면, 서로 다른 인물이 자신을 마르코라는 동일인물로 주장할만한 근거나 이유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첨부했어야 합니다. 제가 좋지 않게 평가한 이유는 그런 설명조차 붙이지 않은 점에서 단순한 편의상의 반전을 위한 반전만 쑤셔넣은 데에서 글쓴이의 무성의함과 게으름이 드러나기 때문이죠. 멀티엔딩이라고 닥치고 많은 결말만 쑤셔넣으면 되는 게 아니라, 전후사정과 앞뒤가 맞아야 스토리적 재미와 상품으로써의 가치와 작품으로써의 완성도가 성립됩니다. 멀티엔딩이라고 다 동등한 건 아니고 그런 요소가 있다고 무조건 배려하고 봐줘야하는 것도 아닙니다. 가령 같은 액션영화라면 트랜스포머2를 보실래요 어벤저스를 보실래요-_-
    뭔가착각하신모양님께서는 멀티엔딩이고 논리와 추리를 표방하면서 핵심 설정 사이에는 중대한 충돌이나 모순이 발생하지 않는 게임을 해보시길 권합니다.
  • 둘로스KWFT 2015/03/02 10:23 # 삭제

    저도 필자의 말에 공감합니다. 멀티엔딩이지만 서로의 개연성을 잃지 않는 스토리가 저도 완성도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저렇게 억지로 끼워 맞추지 않아도 멀티엔딩을 만들 수 있어요. 길을 잘못 들거나 선택을 잘못 했을때 목숨을 잃거나 게임을 포기하고 현실로 돌아와 버리는 등의 결과만으로도 서브엔딩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방문을 억지로 열어서 고양이 시체가 놓여 있는 방을 보게 되었는데 갑자기 이런 중대한 사실을 알려준것이 의아했지만 비밀통로를 지나면 그 고양이 죽은 방으로 몰래 잠입이 가능할거란 생각으로 플레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전혀 상관없는 스토리로 이어지는 것 보고 맥 빠졌던 기억이 있네요. 수시로 바뀌는 결과가 저도 많이 거슬렸습니다. 게임을 즐길때 커뮤니케이션과 스토리에 중점을 두는 저로서는 필자와 마찬가지로 그 부분에서 점수를 확 깎았습니다.
  • 아직도 착각중이신듯 2012/09/04 14:24 # 삭제 답글

    모든 반전엔 반전마다의 떡밥이 있는데요? 예를 들어 기즈가 마르코인 엔딩에선 기즈가 도박을 좋아한다, 저택의 보믈을 언급하는 복선이 회수되고, 놀벤이 마르코인 엔딩에선 놀벤이 저택을 뒤지고 다니던 복선이 회수되는거지요. 모로저택의 사십개의 엔딩중 복선이 없는 엔딩은 몇몇 데드엔딩(석상눈깔, 가시)만 제외하면 없습니다. 모든게 게임중에서 암시되죠. 그중 어느걸 진실로 고르는지를 선택하는게 이 모로저택이고요. 공략만 보고 대화내용이나 증거물 하나도 안읽고 엔딩만 모으면 충돌처럼 보이겠지만요. 다시한번 말하지만 설정 충돌이 아니라 엔딩 각각이 다른 세계라는겁니다.
  • 시바우치 2012/09/07 08:03 #

    엔딩 각각이 다른 세계라고 인정하신 시점에서 거대한 설정 충돌이 생깁니다만ㅎㅎ 언제부터 이 게임의 세계관에 패러렐월드 설정이 붙었습니까? 애초부터 그런 설정이 있었다면 모르겠지만 그렇지 않잖습니까. 말씀하신대로 한 엔딩에는 그 엔딩에 맞는 떡밥밖에 회수하지 못해서 님 주장대로 다른 세계관 설정이라는 정작 원작 자체에는 존재하지도 않는 설정을 끌어다 설명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라는 것이죠. 그리고 전 정작 공략을 많이 참고하지 않고 후반에야 참고해서 진엔딩에 난황을 겪었다는 본문 내용은 읽으신 건가요? 또 가장 중요한, 이런 심한 설정충돌이 남발해도 스킵이라도 수월하게 됐으면 다 용서가 되었을 것이라는 결론은요? 요는 게임으로써의
    인터페이스가 불편한 것이 시나리오마저 좋게 평가할 수 없었던 이유입니다. 물론 제가 포스팅의 날짜 전에 마지막으로 플레이했으니 이후에 업데이트로 서비스 개선이 되었을 수도 있지만요. 그리고 사람이 똑같지가 않아서, 같은 게임을 해도 자신과 다른 해석과 의견도 있는 법입니다. 고작 견해차가 있는 리뷰에 마음 상해서 계속 똑같은 소리 반복할 필요 없어요.
  • 착각 2012/09/04 14:25 # 삭제 답글

    놀벤이 마르코인 세계에선 기즈는 마르코가 아닙니다. 이거한마디면 뭘 착각하셨는지 이해하시려나..
  • 시바우치 2012/09/07 08:06 #

    똑같은 얘길 뭘 또 하십니까^_^ 요는 패러렐 세계관이란 뜻이잖아요ㅎㅎ 그리고 그런 결정적이고 커다란 설정충돌을 일으키지 않고도 앞뒤가 맞는 노벨/어드벤처 게임의 존재여부가 의심되시면, 어드벤처 게임 스토리를 그렇게밖에 못 만든다고 생각하시면 가장 처음 댓글에 언급된 게임들을 해보시라니까요.
  • 착각 2012/09/07 21:18 # 삭제 답글

    제가 묻지요
    도대체 커다란 설정충돌이 뭡니까
  • 시바우치 2012/09/07 22:45 #

    정 궁금하시면 본문과 제가 쓴 댓글들 다시 읽어보시고요^^
    그 중 하나는 착각님이 직접 말씀하셧네요. 여러 인물이 마르코라는 것 말입니다ㅎㅎ 그 이유를 원작에서 설정해두지도 않은 패러렐월드로밖에 설명할 수 없을 정도면 충분한 설정 충돌이지요:)
  • 둘로스KWFT 2015/03/02 10:29 # 삭제 답글

    저로서는 이 게임을 원치 않게 실수로 결제하고 환불을 못 받아 울며 겨자 먹기로 플레이 했는데요. 나름 평이 좋아서 그동안 해온 사운드노벨류나 퍼즐류를 생각하며 플레이 했습니다. 보통 이런류가 놀라운 스토리로 여운을 남기기에 내심 기대했는데 저도 필자의 글처럼 그 부분에서 실망이 컸습니다. 저로서는 공감하며 저랑 같은 생각을 하시는 분이 있다는 것에 조금 속이 시원하다랄까... 글 잘 봤습니다.
  • 시바우치 2015/03/31 18:35 #

    공감해주셔서 반갑습니다. 저도 초반 분위기와 평가가 괜찮아서 시작했는데 갈수록 실망하게 되어서 이렇게 리뷰를 올리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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